전체 글236 [오디오북] 버지니아울프 / 유산 오디오북이란 걸 처음 사용해보았다. 요즘 도서관들도 문 닫은 지 오래되어 답답한 찰나, 교보문구에서 4월 한 달간 무료로 인당 2권의 전자책이나 오디오북 대여 서비스를 한다는 소식에 책들을 훑어보았다. 그중 고른 오디오북이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유산이라는 책이었다. 낭독자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배우인 우현주였다.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 중의 하나인 이 낭독자는 내게 낯설기에 목소리에서 주는 편견이 없을 것 같아 선택했는데 적당히 낮은 톤의 편안함을 주는 말투가 어린 시절 주말 라디오에서 나오던 상황극 성우의 목소리를 닮아 익숙함을 전해주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사고로 부인이 죽었다. 그녀는 남편에게 유산으로 일기를 남긴다. 일기를 읽어가던 남편은 그제야 부인의 죽음이 자살이었음을 그리고 그녀가 남겨둔.. 2020. 4. 14.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The sense of an ending / 줄리언 반스 정말 오랜만에 소설을 읽었다. 한창 소설에 빠져 있을 때는 좋아하는 특정 작가들이 있어 그 작가별 책들을 완독하곤 했던 취미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소설 읽기가 느슨해지는 시기가 왔고 지금껏 이어졌다. 소설로 인해 어떤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건 내가 책과의 과도한 감정 공유로 인한 내 실상과의 격차가 무력감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소설의 탈을 쓴 음... 뭐라 정의 내릴 순 없지만 연극적인 감정의 교류나 자기 반영을 주기보단 생각할 거리들을 던져 주었다. 이야기에 빠져 들어 감정적이 되어가는가 싶으면 갑자기 한 문단, 단락씩 서사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단락들이 정교하게 교차되어있는, 그런 면에선 인문서적의 느낌도 주는 묘한 책이었다. (줄리언 반스라는 작가는 처음 접해보기에.. 2020. 1. 10. 철학자와 늑대 / 마크 롤랜즈 좋다. 정서적이고 문학적이다. 철학서라는 틀에 묶여있지 않아도 되는 그렇지만 철학적인 내용을 작가의 일상(특히 늑대와 함께한)과 함께 담고 있는 독창적인 책이다. 처음부터 중반부까지 는 여느 에세이처럼 가볍게 잘 넘어가지만 책이 진행될수록 철학자들과 그들의 견해에 관한 마크 롤랜즈의 반박과 그 나름의 사상이 들어 있어서 깊이 있게 곱씹어 봐야 할 내용들이 많다. 내게 인상 깊었던 책 내용으로 들어가보면 인간을 한 문장으로 정의 내린다면, 자신이 규정한 모습을 믿는 동물이다. 인간처럼 잘 믿는 동물도 없다. 악은 의외로 평범하다. 인간의 사악함 인간의 악의는 무력감을 조작하는 데서 극대화된다. 인간 영장류는 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작한다. 사회계약설 계약이란 것은 오직 문명인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 따라.. 2020. 1. 9. 5. 투케와 오토마톤 ▶키워드◀ 정신분석은 관념론이 아니다 / 트라우마로서의 실재 / 꿈과 깨어남의 이론 / 의식과 표상 / 신은 무의식이다 / '프로트-다' 놀이에서의 대상 a 정신분석이 우리를 관념론으로 인도하는 것처럼 보이고 이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 비난하는 자들은 정신분석이 주체의 조건에 의해 이미 처음부터 주어져 있는 원초적이고 내적인 어떤 욕구들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우리를 그러한 욕구들의 존재론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라캉은 정신분석만큼 경험의 중심에서 실재의 중핵을 향하고 있는 실천도 없다고 반론한다. 실재와의 만남 이 실재를 우리는 어디서 만나게 될까요? 정신분석이 발견한 것 속에서 문제의 핵심은 실제로 만남, 어떤 본질적인 만남입니다. 즉 우리는 달아나는 어떤 실재와의 만남에 항상 불려나가게 되어 .. 2020. 1. 7. 이전 1 ··· 22 23 24 25 26 27 28 ··· 5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