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의 먼지/인문방4 [아침의 피아노] / 김진영 라디오에서 들었다. "일기장, 정갈한 생을 살다 간 철학자 재작년 말 암 선고를 받고 쓴 일기는 작년 여름에 끝난다 '슬퍼할 필요없다. 슬픔은 이럴 때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겉에 새겨진 일기집 [아침의 피아노]에서 몇 줄 그러고 보니 여기에는 해충이 없다. 문을 열고 자는데도 모기에 시달리지 않는다 아침 물가에 앉으니 그 이유를 알겠다. 그건 여기가 쉼 없이 물이 흘러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흐른다는 건 덧없이 사라진다는 것. 그러나 흐르는 것만이 살아있다. 흘러가는 동안의 시간들 그것이 생의 총량이다. 그 흐름을 따라서 마음 놓고 떠내려가는 일, ㅡ 그것이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자유였던가? 어제 내린 비의 추억일까 다가오는 비의 소식일까? 젖은 대기 안에서 세우가 분말처럼 뿌린다. 문득 말년의 .. 2019. 10. 3. [애도 일기] / 롤랑 바르트 이 책을 통해 내게 '읽히는' 것들: 그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들(주로 감정의 것... 용기 너그러움 자유 등) 그리고 마음의 상태, 그에 따른 예민한 감각들, 기억하고 싶은 문구들... 10.31 나는 이 일들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결국 문학이 되고 말까 봐 두렵기 때문에. 혹은 내 말들이 문학이 되지는 않을 거라는 사실에 대한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런데 다름 아닌 문학이야말로 이런 진실들에 뿌리를 내리고 태어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11.10 이 당혹스러운 부재의 추상성. 그런데도 그 추상성은 뜨겁게 달아 오르고 너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나는 비로소 추상이 무엇인지를 이해한다: 추상은 부재이면서 고통이다. 그러니까 부재의 고통. 그런데 어쩌면 이건 사랑이 아닐까? 11.24 내가 놀.. 2019. 9. 28. 문명의 붕괴 / 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나에게 있는 책장 붙박이 책 중 하나이다. 무려 3년 전부터 꽂혀있다가 꺼내다가 다시 꽂혀있기를 수차례 한 책인데 사피엔스를 읽고 나니 왠지 이 책은 어떤 관점에서 역사를 다루고 있나 궁금해져 읽고 싶어졌다. 나온 지 20년도 지난 예전 책이기도 하고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그 후 또 다른 책을 출판했을까 궁금해져 검색하던 중 그의 문명을 다룬 두권(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의 책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문명의 붕괴란 제목이 무척 나를 끌었는데 그 무렵 틈나는 대로 4대 문명의 다큐를 찾아보기도 해서 인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죽음에 더 이끌리는 법이어서 인지 총,균,쇠는 다시 제쳐두고 문명의 붕괴를 먼저 읽기로 했다. 처음 책을 마주한 순간 그 압도되는 두께에 무척 놀랬다. .. 2019. 6. 24. 사피엔스 / 유발 하라리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읽어 보고 싶은 마음이 커 사두었는데 두께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질 않는 책이었다. 나에게는 이런 책들이 꽤나 있다. (언젠간 꼭 다 읽으리라!!) 지난 4월부터 책꽂이에 있는 벽돌 책들을 깨기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하고선 고른 첫 번째 책이 바로 사피엔스다. 조금 지루하지 않을까 하고 우려했던 것과 달리 유발 하라리가 긴 호흡이 필요한 책의 요소요소에 예시나 이론적 글의 배치도 잘하여 내용을 따라가기가 쉬웠다. 또 개인적으로는 1부에 무척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부분들이 많아 시작부터 흡입이 잘 되어 갈수록 더 이목을 끄는 부분이 있겠지란 기대감으로 읽어가기 시작했다. (비록 책을 다 읽었을 땐 그래도 인지 혁명이 가장 재미있었지만 말이다.) 4부작으로 나뉘어 한 부씩 연대씩으로 내용 정리가.. 2019. 6.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