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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의 먼지/이런저런방

유튜브 레볼루션 / 로버트 킨슬, 마니 페이반

by 책방의 먼지 2019.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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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처음엔 그랬다. '유튜브? 먹방이나 귀여운 동물들, 게임 영상 등을 보며 시간 때우는 거 아니야?'라고... 하지만 이런 나의 생각이 깨지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어떤 정보를 얻기 위해 네이버 검색을 하다 원하는 글은 찾지도 못하고 광고성 문구들의 포화에 인내심이 다다를 때 즈음 우연히 동영상 카테고리 속 유튜브 영상이 노출되어 있었다. 마치 문자가 지루하기도 하던 차, 영상을 클릭해 보았는데 마침 내가 찾던 양질의 정보가 있는 것이었다. 이건 뭐지? 유튜브가 이랬었나? 우와 신기한데?라는 생각으로 다른 것들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속엔 엔터테인적인 것뿐 아니라 교육적인 것, 시사적인 것, 교양정보 등등 무궁무진한 콘텐츠들이 있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발전한 거지? 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들을 하는 거지? 궁금해하던 찰나 보고 있던 영상 속 인물이 <유튜브 레볼루션>이란 책을 소개해주길래 망설임 없이 읽어 보았다. 

 

이 책은 유튜브 운영 전반에 걸친 사업을 책임지는 CBO인 로버트 킨슬 저자이다.(마니 페이반이란 구글 수석작가의 이름도 있지만 책을 읽을 때 드러난 점이 없기에 개인적인 생각으론 원고만 총괄한 것 같아 킨슬이 저자로 봐도 무방할 듯하다.) 혹 자신의 회사인 만큼 장점만 적어 놓은 책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은 들었지만 실질적인 경영자인 만큼 체제에 대한 관점이 들어 있겠지라는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책은 총 13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한 챕터당 쪽수가 길진 않지만 포함한 내용은 꽤나 묵직하다.

첫 장은 할리우드 스타처럼 유명해진 크리에이터들의 행사장(유튜브 크리에이터 서밋 Youtube Creator Summit) 모습의 묘사로 글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행사장 인물들에 관해 이야기하며, 그들로 인해 변화되고 있는 미디어 업계의 내용을 간략하고도 강렬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 후 다섯 개의 챕터에선 적어도 10여 년간 꾸준히 그들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제니, 릴리, 타일러, 행크, 존 등의 인물들의 실질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각각의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동기와 방법, 사연들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고 또한 그들의 콘텐츠도 다른 분야여서 크리에이터들에 관한 정보(어떻게 유튜브를 시작하게 되었고 지속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였는지 등)를 얻기에도 좋았고 '그냥 영상만 찍어 올리는 거겠지' 하고 쉽게 생각했던 나의 편협한 사고를 넓혀주는데도 도움을 주었다. 또한 킨슬이 크리에이터들을 직접 만나 나눈 대화들이 함께 적혀 있어 그들 세계가 더욱 진솔하게 다가왔는데 글을 읽고 있는 나에게도 전해져 그들의 삶에 대한 깊이감 또한 달라졌다. 

 

챕터 7,8에선 크리에이터로 성공하기 위한 자질과 그들의 수익 방식에 대해 풀어나간다. 킨슬은 그들의 성공에 대해 진정성, 독창적인 콘텐츠, 커뮤니티의 힘과 지속성을 초점으로 다룬다. 그리고 예전 산업시대보다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열려 있고 누구에게나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라는 공평성을 언급하며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열거하고 있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광고 수익을 얻는데 그 격차는 심하고, 특히나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채널을 운영하며 벌어들이는 것 외에도 브랜드 파트너십, 상품 판매, 도서 출간, 투어, 미디어 진출 등으로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수익을 얻기도 하지만 유명세와 경제적 성공이 일치하지 않는 구간이 있다는 점도 밝히도 있다. 그런 점들에 대해선 개선점을 찾고 있다는 경영자 마인드로서 유튜브 체계에 대한 설명도 빠뜨리지 않으며 기업의 정체성에 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는 유해하고 위험한 콘텐츠 등은 금지하고 저작권 법을 따르고 존중하는 의무는 지키지만 플랫폼 내에 인기를 끄는 콘텐츠에 의구심을 가질 권리는 없다. 사람들의 인기를 끄는 것은 몸에 좋은 콘텐츠가 아니라 맛있는 콘텐츠다. 걱정할 일은 아니며 유튜브는 가장 공정한, 능력 중심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리고 수많은 시청자와 함께 어떤 콘텐츠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지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라고 말이다. 나는 이 두 챕터를 읽으며 유튜브라는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이고 핵심적인 내용들을 알게 되었다.

 

후반부 세 가지 챕터는 기존 매체였던 뉴스, 광고, 음반 산업이 유튜브를 통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며 음반 챕터에선 가수 싸이 이야기도 나와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마지막 13 챕터는 다음 세대의 콘텐츠에 관한 이야기다. 킨슬이 보는 미래의 미디어 세상은 영화관에는 속편이 더 많아지고,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와 방송사에서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더욱 풍성하게 제작되며, TV 콘텐츠를 디지털로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 더 많아지는 세상이다. 그리고 TV와 디지털 네트워크가 상대의 장점을 흡수하며 경쟁하다 보면, 두 미디어를 더는 구분하기 어려운 형태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아직 진화할 부분이 남아 있는 유튜브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면서도 오픈 플랫폼이란 정체성으로 인해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마무리를 짓는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부터 '내가 모르는 사이 이렇게나 세상은 변해가고 있구나'라는 충격에 이틀 동안 일부러 시간을 내어가며 다 읽어 보았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읽기 전 가진 궁금증에 대해선 이 책이 모두 해소해주고 있었다. 유튜브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서인 것 같으면서도 사회 변화에 대한 내용이어서 재밌지만 가볍게 읽히진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 변해갈 세계와 그 속도감을 쫓아가기엔 느린 나를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위로가 되는 부분은 여전히 '진정성'은 중요시되고 있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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