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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이란 걸 처음 사용해보았다. 요즘 도서관들도 문 닫은 지 오래되어 답답한 찰나, 교보문구에서 4월 한 달간 무료로 인당 2권의 전자책이나 오디오북 대여 서비스를 한다는 소식에 책들을 훑어보았다. 그중 고른 오디오북이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유산이라는 책이었다. 낭독자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배우인 우현주였다.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 중의 하나인 이 낭독자는 내게 낯설기에 목소리에서 주는 편견이 없을 것 같아 선택했는데 적당히 낮은 톤의 편안함을 주는 말투가 어린 시절 주말 라디오에서 나오던 상황극 성우의 목소리를 닮아 익숙함을 전해주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사고로 부인이 죽었다. 그녀는 남편에게 유산으로 일기를 남긴다. 일기를 읽어가던 남편은 그제야 부인의 죽음이 자살이었음을 그리고 그녀가 남겨둔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짧은 내용으로도 인물들의 성격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고 굉장히 몰입감있게 짜여 있어 재밌었다. 그리고 이 책은 실제 남편을 두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의 모습을 계속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긴 호흡을 가진 장편의 경우 오디오북이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지만, 30분 내외의 짧은 이 단편으로 경험한 소감은 실체는 없지만 편안한 호흡으로 '쉼'처럼 다가와 다음에도 한 번 더 오디오북을 찾을 거 같다는 나쁘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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