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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이후의 미술사(art since 1900) 책 공부/책 속 상자

[이론] 미술의 스펙터클화

by 책방의 먼지 2019.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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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문화 전반에서 건축과 디자인의 중요성이 새롭게 인식됐다. 이런 현상은 초기 포스트모더니즘 논쟁이 건축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비생활의 많은 측면, 즉 패션과 판매, 기업 브랜드와 도시 재개발 등에서 넘쳐나는 디자인과 디스플레이에 의해 더 부추겨지고 견고해졌다. 디자인과 디스플레이에서 경제적 측면을 강조하는 것은 전시 기획과 미술관 건축 모두에게 영향을 미쳤다. 즉 모든 대형 전시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설치 작품으로 구상되는 듯하며, 모든 새로운 미술관은 스펙터클한 '총체예술'로 구상되는 듯하다. 대표적인 예로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구겐하임 미술관과 헤어조그와 드 뫼롱이 개축한 템스 강변의 테이트 모던은 이제 그 자체가 관광명소가 됐다. 다른 대규모 미술관과 마찬가지로 전후 미술의 확장된 영역을 수용하기 위해 디자인 된 미술관들은 어떤 의미에서 전후 미술을 배반한다. 처음에는 근대 미술관에 대한 일종의 도전으로서 구상됐던 전후 미술의 거대한 스케일을 핑계 삼아 현대 미술관을 거대한 이벤트 공간으로 부풀려 관람자뿐 아니라 미술마저 삼켜 버렸기 때문이다. 건축에 부여된 새로운 중요성은 보상의 차원을 지닌다. 어떤 측면에서 유명 건축가는 과거의 천재 예술가, 즉 보통 사람들은 소유할 수 없는 놀라운 안목과 폭넓은 영향력을 갖춘 신화적 창조자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스펙터클의 사회>에서 기 드보르는 스펙터클을 "고도로 축적돼 이미지가 된 자본"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과정은 지난 40년 동안 더욱 강화돼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의 합성체가 서구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 제도가 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의미에서 드보르의 정의에서 파생되는 명제 또한 참이 된다. 즉 스펙터클이란 "고도로 축적돼 자본이 된 이미지"이다. 이것이 바로 많은 미술관과 문화센터가 테마파크 및 스포츠센터와 함꼐 예전의 산업 도시를 후기 산업 도시로 변모시키는데 일조하도록 디자인 될 때 갖는 논리이다. 즉 이런 논리를 통해 예전의 산업 도시는 쇼핑과 관람을 위한 안전한 장소가 되고, 더불어 노동계급과 실업자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게 되며, 다국적 기업(구겐하밍 같은 미술관을 포함한)을 위한 '브랜드 자신'은 더욱 높아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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