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2월 15일에 미국화가. 조각가협회의 후원을 받은 전시회가 뉴욕 시의 미 주방위군 제69연대의 병기고 막사에서 개최됐다. '병기고 쇼(The Armory Show)'라는 별명이 붙은 이 전시회를 주최한 이들의 의도는 유럽의 선진 예술을 미국 예술가들에게 알리는 것이었고, 또한 대서양을 건너온 예술가들의 작품과 나란히 전시하여 미국 예술가들을 평가해 보자는 것이었다.
전시의 주최자이자 미국 아방가르드 예술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진영, 즉 '8인회'라고 불린 사실주의 화가들의 모임의 회원이었던 아서 B. 데이비스와 월트 쿤은 적당한 작품을 찾기 위해 유럽 전역을 돌아다녔다. 쾰른에서 열린 <국제 연합 전시>와 로저 프라이가 런던에서 열었던 제2회 <후기인상주의>전을 포함해 점점 확장되어 가던 국제 아방가르드 순회 전시회는 헤이그, 암스테르담, 베를린, 뮌헨, 그리고 파리에서도 개최됐는데, 이곳에서 거트루드 스타인과 체류 중이던 미국인들은 다니엘-헨리 칸바일러와 앙브루아즈 볼라르 같은 화상이나 콘스탄틴 브랑쿠시, 마르셀 뒤샹, 그리고 오딜롱 르동과 같은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전시회에 참가한 420개의 작품에 대한 언론의 적대적인 표현은 아머리 쇼에 기록적인 관중을 불러들였다. 언론은 브랑쿠시의 「포가니 아가씨」를 "각설탕 위에 얹힌 삶은 달걀"이라고 표현했으며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2번」는 "연철 제련공장에서 일어난 폭발"로, 앙리 마티스의 「푸른 누드」는 "심술궂은 눈초리를 가진 철면피"라고 냉소적 평가를 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예술가와 수집가들은 이를 계기로 좀 더 수준 있는 취향을 갖추게 됐다.
전시가 끝나자 <선>지는 "입체주의가 떠나자 많은 이들이 애도하다."라며 비꼬았지만 이 전시는 시카고와 보스턴을 거쳐 백화점, 각종 예술 기관, 그리고 개인 갤러리들(913~18년 미국에는 250여 개의 갤러리들이 있었다.)을 순회하며 선진 예술에 대한 열광을 불러일으켰다. 또 제작한 지 20년 미만의 예술품에 대해 15퍼센트의 수입관세가 폐지됐다. 이는 변호사이자 수집가인 존 퀸이 주도한 법적 투쟁의 성과였는데 이를 계기로 유럽 예술품이 미국으로 유입될 수 있었다. 또한 이로 인해 브랑쿠시의 「공간 속의 새」의 수입을 둘러싼 유명한 관세 소송이 벌어졌는데, 이 논란 속에서 모더니즘이 예술로서 지니는 지위가 법적 논쟁거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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